살다가 느낀 점 ⑩ 오프라인 의류시장은 망하지 않는다

살다가 느낀 점 ⑩ 오프라인 의류시장은 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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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온라인 의류시장이 몇 년 전부터 꾸준히 강세다.

같은 옷이라도 온오프라인의 가격차이가 있다. 적게는 몇 천원에서 많게는 수 십만원의 가격차이가 난다. 오죽하면 오프라인 백화점이나 아울렛에서 마음에 드는 상품의 품번을 검색한 뒤 더 저렴한 온라인에서 동일한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많다. 온라인 마켓이 가격 매리트가 확실히 있다보니 온라인 의류시장이 활성화 되는 건 당연하다.

또, 온라인 쇼핑은 점원이나 직원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껏 둘러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건 특히 남자들에게 결정적인 장점이다. 오프라인에서는 마음에 드는 옷이 보여도 왠지 선뜻 들어가기가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상점에 들어가기 무섭게 직원이 달라붙어 정작 내가 관심 없는 옷을 이것저것 보여주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는 그럴 일이 없다. 실컷 아이쇼핑을 하고, 가격비교를 해서 내가 정말 마음에 드는 상품을 클릭 몇 번만으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집 앞으로 배송도 해주니 이 얼마나 큰 장점인가?

하지만 온라인 쇼핑이 아무리 대세라고 해도 오프라인 의류시장이 망할 일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직접 눈으로 보고, 입어봐야만 구입할 수 있는 상품들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장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고가의 의류들도 인터넷으로 올라온 사진과 상품설명만 보고 구입하기엔 좀 망설여질 때가 있다. 고가일수록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입어보고, 자기에게 잘 맞는지 보고 싶은 게 사람 심리일 것이다.

이런 문제도 중요하겠지만 사실 오프라인 의류매장이 망하지 않는 건 소비자의 ‘기분’탓이 제일 큰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쇼핑은 온라인 쇼핑이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설레고 업된 기분을 충족시켜준다. 온라인 쇼핑은 편하고 저렴하긴 하지만 오프라인 쇼핑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두근거림과 설렘, 눈요기가 없다. 적절한 조명에 어느 정도의 보정이 들어간 이미지에만 의존해서 상품을 구입해야 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아이쇼핑은 그 자체로도 즐겁다. 무엇보다 설렘이 있다. 나를 친절하게 응대해주는 고객서비스를 받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비록 빈말이라고 해도 ‘잘 어울리시네요’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업 된다. 직접 만져보고 착용해 본 상품을 그 자리에서 구입하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설령 온라인보다 돈을 더 써야할지언정 고객서비스비용, 냉난방시설 이용 비용, 무료주차 등으로 쿨하게 퉁쳐주고 싶을 때도 있다.

나는 주로 온라인에서 10원 단위까지 가격 비교를 꼼꼼하게 하고, 비슷한 상품을 모조리 검색해서 많은 시간을 고민하며 물건을 고를만큼 신중한 소비자이지만 간혹 찾아오는 오프라인 쇼핑 충동만큼은 이기지 못한다. 오프라인 쇼핑만이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의 마음 공간이라는 게 따로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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