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 느낀 점 ⑧ 자유인은 대도시를 좋아한다

살다가 느낀 점 ⑧ 자유인은 대도시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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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 혹은 자유주의자는 대도시를 좋아한다. 반대로 시골을 싫어한다. 지금부터는 대도시와 시골을 비교하면서 왜 자유주의자가 대도시를 좋아하고 시골을 싫어하는지 기술해보겠다.

대도시에서는 개인이 존엄한 개인으로 인정받지만 시골에서는 개인성이 거의 실종된다. 대도시에서는 개인성과 프라이버시가 어느 정도 보호되기 때문에 자유인들이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 할 수 있다. 거의 언제나 자기가 갖고 있는 이름으로 불리며, 불리는 이름으로 개인성을 거듭 확인받고 인정받는다. 시골에서는 우선 ‘홍길동’이 ‘홍길동’으로 잘 불리지 않는다. 누구집 첫째 아들, 누구집 둘째 며느리 이런 식으로 불린다. 김춘수의 시 ‘꽃’처럼 이름은 존재의 본질로서 상징성을 가지기 때문에 개인이 고유한 개인으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그가 가지고 있는 이름이 불리는 게 필수적이다. 사람이 자기가 갖고 있는 이름이 아닌 다른 어떤 것으로 불리는 순간 개인성은 상실된다. 개인성을 잃은 개인은 존엄성 마저도 빼앗기게 된다.

대도시에서는 능력을 갖추면 능력을 꽃피울 기회가 주어진다. 도시의 회사와 사원은 서로 간의 합의와 필요하에 계약을 맺고 일을 한다. 회사는 회사의 발전을 위해 능력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고, 인재는 자신의 능력을 드러낼 창구인 회사가 필요하다. 이는 능력에 기반한 자유계약으로만 가능하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선뜻 합의하에 당장 오늘부터 손잡고 일 할 수 있는 곳. 그게 바로 대도시다. 대도시이기 때문에 이런 기적이 가능한 것이다. 반대로 시골에는 능력이 있어도 기회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시골에서는 능력이나 자질보다 학연, 지연, 혈연이 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능력을 갖춰서 써 먹고 싶어도 학연, 지연, 혈연으로 얽혀있지 않다는 이유로 배제당할 수 있는 곳. 그게 바로 시골이다.

대도시에는 프라이버시가 있다. 현대 자유의 세부개념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게 사생활의 자유다. 대도시의 개인들은 사생활을 침해 받지 않고 자기 일을 할 수 있다. 대도시 사람들은 남의 일에 별로 관심이 없기 때문에 좀 이색적이거나 특이한 취미활동도 남 눈치 보지 않고 할 수 있다. 시골은 다르다. ‘시골에서는 남의 집 숟가락 개수까지 센다’는 말이 있다. 시골의 낭만과 정을 강조하는 말이겠지만 그대는 정녕 이것이 좋은가? 다른 누군가가 자기 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까지 샅샅이 알고 있다면 소름 끼치지 않는가? 시골에서는 프라이버시를 보호받기 힘들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도 담벼락을 넘어 남의 집까지 침입할 수 있는 게 시골이다. 실제로 시골에서의 도난사건은 지금도 많이 일어난다고 한다. 그 뿐인가? 도시 사람들은 남의집 일에 별 관심 없이 조용히 자기 삶을 살지만 시골에는 틈만 나면 이웃끼리 갈등과 다툼이 일어난다. 시기, 질투, 다툼이 만연한 곳이 시골이다. 사람들의 환상과 달리 시골에는 별로 낭만이 없다. 나는 프라이버시가 없는, 내 공간을 언제든지 침해당할 수 있는 위협에 놓인 시골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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