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 느낀 점 ⑤ 학생들은 공부를 하지 않는다

살다가 느낀 점 ⑤ 학생들은 공부를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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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초중고 학생들은 정말 공부를 안 한다. ‘요즘 학생들은 자기주도 학습이 안 된다’는 말이 있지만 사실 예전 학생들도 공부를 좀처럼 안 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어려운 일들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책상에 앉아서 공부 개념을 이해하고, 암기하고, 적용해서 문제를 푸는 일은 어렵다. 공부를 하기는 커녕 1시간 가량 책상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있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학생들도 많다.

설령 앉아있더라도 공부에 온전히 집중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멍하게 초점 잃은 눈으로 어딘가를 바라보는 학생, 잡생각으로 가득 차 공부가 도저히 안 되는 학생, 조는 건지 공부하는 건지 분간이 안되는 학생 등 바짝 집중해서 책임감 있게 공부하려는 학생은 여간해선 찾기 쉽지 않다.

코로나를 2년 넘게 겪으면서 집에 방치된 아이들이 많아서 학습태도가 무너졌다는 관측도 있는데 이런 관측은 지엽적인 것에 불과하다. 인간은 원래 공부를 안 한다. 특히 사회에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공부의 필요성을 느낄 수 없는 아이들로선 더욱 공부를 주도적으로 할 수 없게 된다. “공부 안 하면 이렇게 저렇게 된다”는 말을 어른들에게서 자주 듣지만 그들에게는 어디까지나 다소 먼 미래의 이야기일 뿐이다. 그래서 당장 위기감을 못 느끼기 때문에 공부를 안 하는 것이다.

책상에 앉아서 집중력 있게 공부하는 학생들은 성적이 좋을 수밖에 없다. 주변 친구들 대부분이 하는 둥 마는 둥 공부하는데 본인은 의지를 가지고 열심히 공부한다면 좋은 성적은 따라오기 마련이다. 이런 학생들은 부모에게서 받은 영향이 크다고 본다. 아마 부모가 공부하거나 책 읽는 습관을 갖고 있거나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지혜로운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자식도 그걸 보고 배우는 것이다.

‘애들은 원래 공부 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받아들인다면 학원 등 사교육업이 성공하기 위한 제1의 조건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강의력보다는 관리력이 훨씬 더 중요하다. 효율적이고 철저한 관리시스템을 구축한 학원만이 번창하고 살아남을 것이다. 강사가 제 아무리 능숙하고 세련된 스킬로 학습내용을 전달해봐야 그걸 흡수하는 애들은 드물다. 강의력을 올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수업 이후의 학생관리에 보다 더 신경써야 한다.

‘이렇게까지나 열성적으로 반복해서 전달했는데 아직도 이걸 몰라?’ 라는 생각이 든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여러 번 겪고 나니 처음에는 허탈하고 화가 나다가 ‘학생들은 원래 그렇구나’ 라는 걸 받아들이고 난 후로는 관리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강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늘 명심해야 한다. ‘학생들은 내 생각보다 훨씬 더 공부를 안 한다. 배워서 어느 정도 숙지한 내용도 금방 까 먹는다. 절대 학생들을 믿어선 안 된다’고. 그래서 학생들을 끈질기게 확인하고, 간섭하고, 귀찮게 해야 한다. 관리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학원들은 점점 도태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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