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 느낀 점 41) 코오롱 ‘시리즈’ 의류, 대체재가 없다

살다가 느낀 점 41) 코오롱 ‘시리즈’ 의류, 대체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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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인스타그램

배우 손석구가 모델로 광고했던 것으로 유명한 코오롱몰 남성 의류 브랜드 ‘시리즈’는 탄탄한 매니아층을 보유한 대표적인 패션 브랜드다.

lf몰의 주력 브랜드인 헤지스와 닥스, ssf몰의 주력 브랜드인 빈폴, 갤럭시라이프스타일, 로가디스 등은 단정하고 깔끔한 이미지를 의류를 주로 생산한다. 크게 눈에 튀지 않고, 무난하면서도 적당히 고급스럽고 정석적인 느낌의 브랜드들이라 마치 모범생 같은 인상을 준다. 이들은 서로가 서로를 대체할 수 있기에 기호에 따라 브랜드 사이를 왔다갔다 하면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의류를 선택해도 로고를 제외하곤 티가 잘 나지 않는다.

반면 코오롱몰의 대표 브랜드 시리즈는 이들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시리즈 옷들은 대부분 빈티지한 느낌을 물씬 풍긴다. 빈티지함을 강조하기 위해 가먼트다잉과 피그먼트다잉이 들어간 옷들을 많이 생산해낸다. 옷에 빈티지함이 너무 많이 묻어날 경우 자칫 잘못하면 허름하거나 없어보이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시리즈 옷들의 가격이 대체로 비싼 만큼 나름의 고급스러움도 풍긴다. 한마디로 돈값을 한다는 뜻이다.

중고가 남성 의류 브랜드들이 내놓는 깔끔하고 평이한 스타일의 옷들과는 달리 시리즈 옷은 부드러움보다는 거친 남성미가 돋보인다. 특히 셔츠류를 보면 얌전하고 모범생 같은 느낌보다는 마초적인 느낌을 풍기는 체크 셔츠들이 많다. 매년 겨울 시리즈를 먹여살리는 제품 라인인 ‘라파예트’를 상징하는 두터운 양털은 남성다움을 강조하는 시리즈만의 포인트로 꼽힌다.

시리즈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빈티지함과 포멀함의 중간 어디쯤일 것이다. 빈티지하면서도 포멀한 감성을 놓치지 않는다. 원단도 꽤나 좋다. 그렇기 때문에 내 경험상 다른 어떤 의류브랜드들보다 브랜드 고유색이 잘 드러나는 게 시리즈인 것 같다.

시리즈의 또 다른 장점을 꼽자면 브랜드 로고가 없다는 점이다. 외부로 표시되는 브랜드 로고가 박힌 옷을 입기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는 시리즈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나이를 먹으면서 브랜드 로고가 없는 옷을 더 선호하게 되었다.

이러다 보니 시리즈는 대체재가 거의 없는 것 같다. 물론 같은 코오롱 계열사인 헨리코튼이나 브렌우드가 어느 정도 대체재의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이들은 완전히 시리즈를 대체하지는 못한다. 헨리코튼은 시리즈보다 좀 더 포멀하고 얌전한 느낌이 나며, 브렌우드는 중저가 브랜드인 만큼 품질에서 시리즈를 이기지 못한다.

문제는 시리즈 옷의 원가가 한두푼 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긴팔 셔츠류가 기본적으로 20만원 가까이 하며, 니트류는 20만원을 훌쩍 넘어간다. 겨울 외투는 50만원~70만원 선이다. 바지도 대부분 20만원 초중반대의 가격으로 형성되어 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못한 사람들은 그래서 시리즈 상품이 이월되기까지 존버할 필요가 있다. f/w 제품들은 시즌이 끝나면 반값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 심한 경우 60프로 이상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저렴한 가격으로 미리 사두는 게 가장 좋다는 생각이 든다. 후려쳐진 시리즈 옷은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노리고 있는 경쟁 소비자들이 많기에 웬만하면 품절되기 전에 바로바로 사는 게 낫다. 결국 시리즈도 존버가 정답이다. 시리즈 옷을 반값 이상 할인 받아서 구매하면 만족도는 더없이 높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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