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은 하고 살자 2)상대방 동의 없이 반말하지 말자

할 말은 하고 살자 2)상대방 동의 없이 반말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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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한국어엔 존댓말과 반말이 있다. 어릴 때야 서로 반말하고 논다지만 기본적으로 성인들끼리는 아주 큰 나이차가 아닌 이상 서로 존대를 하는 게 원칙이다. 언어는 의식을 지배한다. 나아가 상대방과 나 사이에 묘한 권력 관계까지 만들어낸다. 상호 존댓말을 쓴다는 건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있다는 최소한의 표시다.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도 하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보니 상대방의 동의 없이 은근히 존댓말과 반말을 섞거나 아예 대놓고 반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개인적으로 머리가 새하얗고 연세가 지긋하신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초면인 나에게 반말을 하는 것에는 전혀 반감이 없다. 오히려 그런 분들이 내게 존대어를 쓴다면 내가 더 불편할 것 같다.

노인들을 제외하고 동의 없이 반말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따지고 싶다. 아주 불쾌하다는 생각이 든다. 상대 동의 없이 반말을 하는 경우는 보통 나이 많은 사람이 자기보다 나이 어린 사람과 대화할 때 발생한다. 육안으로 봤을 때 자기보다 확실히 어려보인다 싶으면 반말을 한다. 어린 사람에게 반말을 해도 된다는 생각은 사실은 상대를 자기보다 약자라고 생각하고 은근 얕잡아보기 때문에 나오는 행동이다. 상대를 존중하고 평등한 관계라고 생각한다면 할 수 없는 행동이다. 함부로 반말을 하는 사람에게 불쾌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한편, 나이에 관계없이 제멋대로 반말을 갈기는 사람들도 있다. 특정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주로 이렇다. 고객을 상대하거나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택기기사에게 반말을 들어본 경험은 젊은 사람들이라면 거의 누구나 한번 쯤은 있을 것이다. 이런 직업군의 사람들은 반대로 상대가 자기보다 월등히 나이가 많으면 반말을 대놓고 하는 경우도 있다. 노인을 약간 어린아이와 같다고 생각하고 반말을 해대는 모양이다. 이런 장면을 본 게 한두번이 아니다. 당장 오늘도 길을 가다가 부동산중개업자가 노인으로 보이는 상대방과 통화하는 내용을 얼핏 들었는데 부동산중개업자는 계속해서 반말을 쏟아냈다. ‘참 못 배우고 무례한 인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를 만만하게 보지 않는 이상 절대 할 수 없는 행동이다.

한국어에 존댓말이 존재하는 이상 함부로 상대를 골라가며 말을 짧게 하지 말자. 상대가 당신을 존중하듯이 당신도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 그 시작은 존댓말의 사용에 있다. 말 짧게 하지 마라. 반말 내뱉지 마라. 상대를 잘못 만나는 날에는 바로 그 이유로 인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상대 허락없이 반말을 하는 건 ‘나 못 배운 사람이요. 나 미개한 사람이요’ 셀프 광고 하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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