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의 증인’의 병역 거부, 정말 ‘평화’ 추구하는 ‘양심’ 때문일까?

‘여호와의 증인’의 병역 거부, 정말 ‘평화’ 추구하는 ‘양심’ 때문일까?

Posted by 기자([email protected]) on in
여호와의 증인 홈페이지. 여호와의 증인의 병역 거부가 최근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해당 종교 가입 문의가 폭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호와의 증인 홈페이지 캡쳐

여호와의 증인 홈페이지. 여호와의 증인의 병역 거부가 최근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해당 종교 가입 문의가 폭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호와의 증인 홈페이지 캡쳐

최근 ‘여호와의 증인’의 ‘양심적 병역 거부’가 무죄로 판결나면서 해당 종교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의 병역 거부 이유 앞에는 ‘양심’이라는 단어가 붙어 있다. 하지만 이를 ‘전쟁을 반대하는 평화주의에 근거한 양심적 이유’로 받아들인다면 큰 오산이다. 정확하게는 이들의 교리에 근거한 ‘신앙적 양심’이라고 봐야 옳다.

필자는 이 글에서 여호와의 증인이 이단이라는 기독교적 관점에 비중을 두기보다는, 이들이 병역을 거부하는 교리와 그 문제점에 대해서만 조명해보고자 한다.

여호와의 증인은 왜 병역을 거부하는 것일까. 이들은 앞서 ‘평화’와 ‘전쟁에 반대하는 신념’ 때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으나, 이들의 교리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여호와의 증인의 병역 거부의 핵심은 바로 이들의 교리에서 기인한 독특한 ‘국가관’에 있다.

그렇다면 여호와의 증인은 국가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먼저 이들이 병역 거부의 근거가 되는 교리에 대해 소개해 보겠다.

“이 정부들은 ‘사단’의 세상의 또 다른 중요한 부분을 형성합니다. 이미 우리가 살펴 본 바와 같이 성서에서 그들은 짐승으로 상징되어 있습니다. (다니엘 7:1-8, 17, 23) 이 짐승같은 정부들이 그들의 권세를 ‘사단’으로부터 받았다는 사실이 사도 ‘요한’이 기록한 환상 가운데 나옵니다. ”내가 보니 바다에서 한 짐승이 나오는데 뿔이 열이요 머리가 일곱이라. … 용이 자기의 능력(을) … 그 짐승에게 주었더라.“(계시 13:1, 2; 12:9) 이 왕국들 혹은 정부들이 ‘사단’의 세상의 일부라는 도 다른 증거는 ‘사단’이 이 왕국들을 예수에게 제공하면서 그분을 시험했다는 사실입니다. ‘사단’이 이 왕국들의 통치자가 아니었다면 결코 그렇게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마태 4:8,9”(<우리는 지상낙원에서 영원히 살 수 있다>, 왙취타워성서책자협회, 1982, p.210).

위 글을 쉽게 풀이하자면 ‘이 세상의 정부는 사단의 정부’라는 의미로, 사실상 정부(국가)를 부정하는 반사회적인 교리다. 이들은 자신들이 세상의 정부가 아닌 ‘여호와의 증인의 하늘 정부’에 속해 있다고 믿는다.

이들은 때가 되면 아마겟돈 전쟁으로 세상의 모든 정부가 제거되고, 여호와의 증인의 하늘 정부가 이 지상을 다스려 이 땅이 지상낙원이 된다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입장에선 대한민국 정부가 아마겟돈 전쟁을 치러야 하는 사실상 ‘적국(敵國)’인 셈이다.

따라서 여호와의 증인의 병역 거부는 ‘평화주의적’ 양심이 아닌, “적국의 군대에서 군인으로 활동할 수 없다”라는 ‘신앙적 양심’ 때문이라고 봐야 옳다. 이들이 병역뿐 아니라 애국가 제창·국기에 대한 경례를 거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때문에 ‘양심적 병역 거부’라는 용어도 ‘종교적 병역 거부’로 고쳐야 마땅하다.

이들의 병역 거부가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국가 안보 문제도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한국은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안보 현실을 갖고 있다. 앞으로 많은 이들이 군대를 가지 않기 위해 ‘나도 양심적 병역 거부자’라 자칭하고, ‘애국심’ 대신 ‘양심’을 호소하며 병역을 기피해도 이들을 제재할 명분은 아무 것도 없다. 이는 국군의 사기 저하와 사회적 갈등만을 증폭시킬 게 뻔하다.

국가의 안보가 보장돼야 개인의 자유 또한 보장될 수 있다. 병역을 거부하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군인이 줄어들고, 궁극적으로 군대가 사라지면 종교와 양심의 자유를 보장해 줄 국가적 토대 또한 함께 사라지게 된다.

한국의 군대가 사라지면 가장 이익을 보는 집단은 아마도 ‘북한’일 것이다. 좌파 정부의 ‘양심적 병역 거부’ 무죄 판결이 나비 효과를 일으켜, 북한에게 나라를 내어주는 시작점이 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은 필자만의 과대 망상적 음모론이길 빈다.


아이모바일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