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교관 출신 김태산, ‘文 대통령 방북 행사’ 이면의 진실 날카롭게 꼬집어

북한 외교관 출신 김태산, ‘文 대통령 방북 행사’ 이면의 진실 날카롭게 꼬집어

Posted by 이인후 기자([email protected]) on in
ⓒ 김태산씨 페이스북

ⓒ 김태산씨 페이스북

“마음이 우러나서 행사 나가는 것 아니라 안 나오면 죽으니까 끌려 나갈 뿐”

체코주재 북한 무역대표를 지낸 뒤 한국으로 망명한 탈북자 김태산 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남북정상회담 당시 평양 거리를 가득 메운 문재인 대통령 환영 인파에 관한 진실을 폭로했다. 김 씨는 평양 거리로 나온 인민들을 ‘1호 환영행사 참여 인원’들로 정의한 후 “문재인 대통령이 방북해서 북한 주민들로부터 대단히 환영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을 겨냥해 진실 몇 가지를 말해주려 한다”고 운을 뗐다.

김씨는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행사에 동원된 15만 평양 시민들 중에 문재인을 정말로 좋아해서 달려 나와 환영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을 알라”며 탈북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북한의 환영 행사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김씨는 “첫째, 독재를 반대한다고 하면서 김정은은 지지하고 북한 국민들은 무시하고 우롱하는 말과 행동은 제발 하지 말라”며 “과거 김대중이 방북할 당시 새벽부터 끌려 나가 8시간 이상 물 한 모금도 못 마시고 도로바닥을 지킨 경험자로서 충고하는 바”라고 적었다. 또, “지금도 평양 시민들은 식량공급이 안돼서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그런 사람들이 독재자 김정은 몸값이나 올려주려고 달려온 문재인을 뭐가 좋다고 새벽부터 달려나와 쫄쫄 굶으며 기다리다가 환영을 하겠느냐”고 덧붙였다.

이어 “1호 환영행사 참여 인원들은 행사 시작 3-4시간 전에 검색대에서 신분증 대조와 몸 검사를 마치고 행사장에 도착하여 3시간 이상을 또 기다려야 한다. 이번에 비행장 행사는 오전 9시에 시작했으니까 아마도 군중들은 새벽 3-4시부터 움직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행사장에는 꽃다발과 깃발 외에는 물병도 가져갈 수 없으며 행사가 끝날 때까지 밥은 고사하고 물 한모금 마실 권한이 없다”며 “도로 위에서 7-8시간 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끌려다니는 국민은 지구상에 오직 북한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만일 1호 행사에 불참하면 그 가문은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게 사라진다”며 “마음이 우러나서 환영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안 나오면 잡아 죽이고 가족을 멸하니까 끌려 나갈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김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서전을 언급했다. 김씨는 “내 말을 못 믿겠으면 김대중 자서전을 봐라. 책에는 김대중이 방북할 당시 김정일과 나눈 대화가 그대로 적혀있다”며 “당시 평양 군중들의 환호에 감격한 김대중이 차 안에서 김정일에게 ‘국방위원장님에 대한 북한 국민들의 충성심이 참으로 대단합니다’라고 말하자 김정일이 ‘저 중에 진짜 마음이 우러나서 나온 놈이 몇이나 되겠어요?’라며 시큰둥하게 대답했다고 적혀 있다”고 전했다.

둘째로 김씨는 “여명거리 아파트의 주민들은 진짜 주민이 아니다”라고 폭로했다. 문 대통령 방북 당시, 여명거리 아파트 주민들의 환호도 국내 언론사들을 통해 영상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이 역시 조작이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김씨는 “원래 1호 행사 때 보위원들이 도로 옆 아파트 주민들 집을 열고 들어가서 확인을 하고 아파트를 봉쇄하지만 이번에는 집주인들을 믿기 어려우니까 모두 내쫓고 특별히 조직된 자들을 집에 들여보내서 환영하도록 조직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유 대한민국에서는 상상이나 할 일인가? 아직도 북한의 독재가 실감이 안 나는가?”라고 물었다.

김씨는 마지막으로 “이번 같은 1호 환영행사가 있으면 집단체조에 참가하는 어린학생들은 전날부터 집에 보내지 않고 현지에서 잠을 재우며, 행사 현장은 전날 밤부터 다른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2중 3중으로 철저히 봉쇄해버린다”며 “어린이들은 제대로 자지도 먹지도 못하고 다음날 곡마단의 짐승들처럼 독재자를 웃기는 재주넘기를 해야한다는 것을 당신들은 알기나 하느냐”며 북한의 숨겨진 인권 실태를 과감하게 밝혔다.

이어 “문재인은 이번에 북한 어린이들과 국민들로부터 환대를 받은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고통을 안겨줌으로써 북한 국민들과 어린이들의 적이 되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또, “어리석은 사람들아. 북한 독재자의 목숨은 연장시켜주고 그 대신 북한 어린이들과 국민들에게는 더 큰 고통과 죽음을 안겨주는 값으로 당신들만을 위한 평화와 행복을 구걸하려고 하지말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2300만 북한 주민들은 남한으로부터 물질적 지원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오직 독재자 타도만을 원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주제 넘게 북한의 일에 간섭하지 말고 자기 할 일들이나 제대로 해라. 그러면 독재자는 자멸할 것이고 자연히 평화도 찾아올 것이다”고 충고했다.


아이모바일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