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불안장애가 가져다 준 뜻밖의 선물

[책 리뷰] 불안장애가 가져다 준 뜻밖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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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에 대하여. ⓒ열린책들

불안에 대하여. ⓒ열린책들

불안에 대하여
앤드리아 피터슨/박다솜|열린책들|440쪽|16,000원

“새 치약을 썼다가 죽으면 어떡하지? 비타민을 삼켰다가 병에 걸리면 어떡하지? 절망적인 것은, 누구도 이런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오랫동안 불안 장애를 앓아 온 앤드리아 피터슨의 첫번째 책 ‘불안에 대하여’의 한 대목이다. 그녀의 결혼 생활은 행복하고, 사랑스러운 일곱 살짜리 딸도 있다. 하지만 그녀의 삶은 치열한 ‘악전고투’를 벌여왔다. 갑자기 찾아온 불안 장애 때문이다. 그녀의 삶은 그렇게 무너져 내렸다.

『정신 질환의 진단 및 통계 편람』에는 열한 가지의 불안 장애가 올라가 있다. 피터슨은 그 중 네 가지에 해당하는 증상을 가지고 있다. 공황 장애, 범불안 장애, 특정 공포증, 광장 공포증. 그 외에 강박 신경증과 건강 염려증 증상도 보인다. 고속 도로를 운전할 수도, 치과 진료를 받을 수도, 흙을 만질 수도, 봉투에 혀끝으로 침을 바를 수도, 영화관이나 경기장에 갈 수도 없는 사람이 되었다.

25년 넘게 불안 장애를 안고 산 저자는 책에서 불안 장애를 완치하는 법을 소개하고 있지 않다. 불안증세의 완치를 위해 늘 노력한 그녀였지만, 거기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었다. 그녀는 책에서 병의 완치법 대신, 불안 장애와 함께하는 내밀한 삶의 이야기를 전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불안을 정면으로 대면하는 용감한 저자의 모습은, 불안을 안고 사는 수많은 현대인들이 위로와 희망을 준다.

피터슨이 불안에 대해 고찰한 내용은 무척 흥미롭다. “불안은 개인을 타인의 필요에 둔감하고 자신에게만 정신을 몰두하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만든다.” 불안 장애와 함께하는 삶은 걱정과 공포가 인간적 유대를 밀어낸 고독의 방과 같다고 그녀는 설명을 덧붙인다.

하지만 그녀는 불안장애가 부정적인 면만 가진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녀는 “불안의 경험은 상대방의 아픔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만들었다. 상대방에게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비춰져 사이가 더 가까워지고 돈독해지기도 한다. 불안이 친밀감과 사랑을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병이 자신의 삶에 주는 의미를 해석했다.

또 저자는 “내가 불안하다는 것은, 매사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무른 사람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담담하게 말한다. 그러면서 “이로 인해 자신의 인생은 더욱 풍요로워졌다”고도 말한다.

저자는 결론적으로, 불안 장애의 치료 목적은 기묘한 증상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끌어안고 사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말한다.

“기묘하게도 불안은 내가 더 진정한 삶을 살게 해 준다. 그 삶은 남들에게 한결 공감할 수 있는 삶이기도 하다. 불안 덕분에 나는 도움을 구하고, 약한 모습을 보이고, 그 결과 깊은 우정을 쌓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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