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참혹한 전쟁 속 피어난 기적, 영화 ‘아일라: 전쟁의 딸’

[리뷰] 참혹한 전쟁 속 피어난 기적, 영화 ‘아일라: 전쟁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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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일라의 한 장면. ⓒ영화사 제공

영화 아일라의 한 장면. ⓒ영화사 제공

“꼭 돌아올게. 돌아오면 그땐 헤어지지 않아.” – 슐레이만 대사 中

개봉 전부터 일찌감치 화제를 모은 한국-터키 합작 영화 ‘아일라’가 개봉했다. 합작 영화라고는 하지만 사실 터키 영화라고 부르는 편이 타당해 보인다. 영화의 대부분은 터키에서 촬영되었고, 대사는 터키어다. 또 터키항공사(Turkish Airlines)가 제작비를 대고, 터키 문화관광부가 지원했다. 영화는 “터키가 한국의 구원자”라고 밝히며 작품을 전개시킨다.

영화가 화제가 된 이유는 먼저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다. 영화는 2010년 국내 방송사 다큐멘터리로 화제를 모은 ‘아일라’ 김은자 씨와 고 슐레이만 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한국전쟁 당시 파병되었던 고 슐레이만 씨는 고아가 된 5살 어린 소녀를 만나 딸처럼 보살피다 헤어진 뒤 60여 년 만에 재회했다. 영화는 참혹한 전쟁터 속 피어난 아름다운 기적을 스크린에 옮겼다.

1950년 한국전쟁에 파병된 ‘슐레이만’은 칠흑 같은 어둠 속 홀로 남겨진 5살 소녀를 발견한다. 전쟁과 부모를 잃은 충격 속에 말을 잃은 소녀. ‘슐레이만’은 소녀에게 터키어로 ‘달’이라는 뜻의 ‘아일라’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함께 부대로 향한다.

영화는 총성이 빗발치고 사람이 죽어나가는 참혹한 한국전쟁 한복판을 비현실적일 만큼 따뜻하게 그린다. 부모님을 눈앞에서 잃고 전쟁으로 인한 각종 폭력과 아픔으로 마음을 닫아 버린 아일라는 슐레이만의 진심과 사랑 속에서 점차 마음을 열고 삶의 희망을 품게 된다.

한편 고국에 돌아갈 날이 가까워오지만 슐레이만은 아일라와 헤어지고 싶지 않다. 후속 부대와 교대하고 귀국하라는 명령을 받은 슐레이만은 도저히 아일라를 두고 갈 수 없어 짐 가방에 아일라를 숨겨 배에 오르려 하지만 발각되고 만다.

결국 슐레이만은 ‘꼭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홀로 터키로 떠난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영화 아일라의 실제 주인공 김은자씨(왼쪽)와 아일라 역을 맡은 배우 김설양. ⓒ김만기 기자

영화 아일라의 실제 주인공 김은자씨(왼쪽)와 아일라 역을 맡은 배우 김설양. ⓒ김만기 기자

MBC 다큐멘터리 ‘아일라, 푸른 눈의 병사와 고아소녀’의 제작진은 슐레이만의 사진과 국가기록원에 보관된 자료를 뒤져 아일라를 수소문했고, ‘아일라’로 불렸던 김은자 씨를 찾아냈다. 2010년 서울 여의도 앙카라 공원에서 두 사람은 거의 60년 만에 재회했고, 서로 부둥켜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영화의 비현실적인 따뜻함과 신파성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진정성을 획득할 수 있었던 힘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일 것이다. 나이도 국적도 그 모든 이해관계를 떠나 친구의 정을 나눈 두 사람의 이야기는, 진정한 친구가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든다. 모든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고 한국을 도우러 왔던 터키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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