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 느낀 점 42) 인간은 근본적으로 외롭고, 욕구불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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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외롭다. 겉으로 외로워 보이는 사람은 실제로도 외로운 경우가 다반사고, 외향적이면서 활발한 인간관계를 갖고 있는 사람도 알고 보면 외롭다.
인간에게 시간은 직선으로 흐른다. 과거에서 현재, 현재에서 미래로 직선으로 흐르는 시간 속에서 인간은 살아간다. 유한한 시간 속에서 대부분은 지나가 버릴 인연들과 한 때의 관계를 맺는다. ‘나’는 움직이지 않는 선인장처럼 뿌리 내리고 한 자리에 있을지언정 타인들은 내 주변을 끊임없이 왔다가 지나가버린다. 혹은 반대로 ‘내’가 떠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어차피 지나갈 인연이기에 마음의 문을 닫고, 사교성을 거세시킨 채 혼자만 지내는 게 좋을까? 그렇지는 않다. 그게 정답은 아니다. 그렇게 살면 그렇게 사는대로 외로울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은 주위에 사람이 있어도 외롭고 없어도 외롭다는 것이다.
정말 마음에 꼭 맞는 천생의 연분을 만난다면 어떨까? 그게 배우자든 친구든 가족이든 상관없이 말이다. 그런 사람들이 외로움의 양을 줄여 줄수는 있겠지만 근원적으로 외로움을 없앨 수는 없다. 외로움이 일시적으로 채워진다고 해도 다른 욕구불만이 생긴다.
그렇다. 여기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인간의 마음이라는 게 차라리 정지된 상태로 가만히 있으면 참 좋을텐데 문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자꾸만 요동치고, 공허해하고, 외로워하고, 욕구불만에 휩싸인다. 마음은 좀처럼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어느 한 쪽이 채워지면 다른 쪽이 “나 좀 채워주세요”라며 야단이다. 무시하고 잠자코 있자니 신경이 쓰여 견딜 수가 없다. 사람의 마음은 사람을 참 괴롭게 한다.
인정하든 안 하든 내가 인간에 대해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모든 인간은 근본적으로 외롭고, 욕구불만 상태다. 이게 심해지면 심각한 정신질환 판정을 받는 거고, 좀 약하다 한들 눈속임으로 감출 수만 있을 뿐 이 상태가 호전되진 않는다. 굳이 남들에게 보여주지 않을 뿐이다.
마음 공간에는 늘 빈 구멍이 있다. 이 구멍이 잊을만 하면 사람을 들쑤시고 괴롭힌다. 끊임없이 욕구를 채우라고 부채질한다. 약간 병적인 상태다.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인정하고 고통을 받아들여야 할까? 아니면 뾰족한 해결책이 있는 걸까? 나도 모르겠다. 다만 우리가 정신승리 할 수 있는 한가지 확실한 사실은 존재한다. 아무리 행복해보이고 늘 기뻐 보이는 사람도 사실은 절대 항상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 사람만의 알지 못하는 고통과 비통이 그 사람 내면에 존재한다. 진실되게 만족감을 느끼고 행복한 사람은 세상에 거의 없다. 상당수의 인간은 반쯤 미쳐있다. 모두가 같은 상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