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남북군사합의서 관련 강경화 장관에 불만 “대체 무슨 생각 하는거냐?”

폼페이오, 남북군사합의서 관련 강경화 장관에 불만 “대체 무슨 생각 하는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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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연합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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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말 평양남북정상회담에서 이뤄진 군사합의문에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불만을 표시했다고 시인했다.

강경화 장관의 발언은 그 동안 청와대가 한미간 빈틈 없는 공조를 하고 있다는 내용과 상반되는 내용이라 후폭풍이 예상된다.

10일(어제)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폼페이오 장관이 강경화 장관과의 통화에서 남북 군사합의서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느냐”고 물었고, 강 장관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강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이 남북 군사합의에 관한 충분한 브리핑을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며 “제가 아는 한도 안에서 여러 질문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군사합의서에 관한 통화는 정상회담 이전이었다”며 “정상회담 이후 통화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이 제가 설명한 부분에 대해 듣고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과 결과에 대해 고맙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일본의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폼페이오 장관이 강경화 장관에게 남북 군사합의서와 관련해 큰 불만을 토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10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남북 공연, 극한으로 가는 핵위기>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얼핏 보면 미북간 대화가 지속되고 핵 위기는 최악의 고비를 넘긴 것처럼 보이나, 냉정하게 상황을 바라보면 현실은 거꾸로라고 생각한다. 북학의 핵무장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벼랑 끝에 닥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신문은 계속해서 폼페이오 장관이 강경화 장관에게 크게 화를 낸 소동이 있었다고 하면서 “폼페이오 장관이 강경화 장관에게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냐면서 힐난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이 대노한 이유는 지난달 18-19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 중 군사분야 때문이었다. 미군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 담겨있으며, 한국 측으로부터 사전에 상세한 설명도 없었다고 한다.

특히 미국이 화가 난 것은 남북 군사경계선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미 양국은 이 지역에 정찰기를 띄워 북한군을 감시해왔다. 그런데 이 길이 봉쇄돼버리면 북한을 향한 눈을 가려버리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합의서에는 한미 군사훈련을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는데 미국 의회에서는 “한국은 이미 주한미군이 없어도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강경화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이러한 의혹을 시인하면서 한미공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경화 장관은 이날 “5.24조치 해제를 관계부처와 검토 중”이라고 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에 대해 “그들은 우리의 승인 없이 대북제재를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고 못 박았다.

강경화 장관은 결국 나중에 “범정부 차원의 본격 검토는 아니고 관계부처가 검토하고 있을 것으로 알고 있다는 취지였다”며 사과했다.

이와 관련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5.24 조치는 2010년 천안함 폭침에 따른 강력한 대북제재 조치”라며 “5.24 조치의 내용은 대부분 유엔안보리 제재 내용에 이미 포함돼 있다. 5.24 조치를 해제하겠다는 것은 실제 가능하지도 않을 뿐더러 국제사회와 공조에 심각한 균열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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