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는 사실 게으른 곤충? 절반이 빈둥거려도 번창하는 신비로운 개미 사회

개미는 사실 게으른 곤충? 절반이 빈둥거려도 번창하는 신비로운 개미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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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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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함의 대명사, 세계 최고의 사회성 곤충으로 알려진 개미가 사실은 의외로 게으른 곤충이라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평소에 사람들의 눈에 포착되지 않을 뿐, 실은 개미굴에서 일하지 않고 노는 개미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개미는 하루종일 쉴 새 없이 분주하게 일을 하지만 약 절반 가량의 개미들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말 그대로 비활동 개체들이다.

다니엘 샤르보뉴가 주축이 된 미국 애리조나 대학의 연구진들은 개미들의 일과 휴식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실험에 들어갔다. 그들은 투명한 케이스 안에 인공 개미굴을 만든 후 각각의 개미에는 다양한 색깔의 페인트를 칠해 식별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카메라로 촬영해 개미의 움직임을 파악했다. 그 결과 활동량에 따라 개미는 크게 4그룹으로 나누어 볼 수 있었다.

가장 비율이 높은 그룹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쉬는 비활동 개미로서 이들은 무려 전체의 45%에 달했다. 그리고 역시 아무 일도 하지 않지만 그저 개미굴 주변을 돌아다니기만 하는 일 없는 개미, 먹이를 찾거나 개미굴 보수작업을 하는 개미, 유충을 돌보는 개미 총 4가지의 그룹이 존재했다.

이와 비슷한 실험은 이전에도 몇 차례 행해진 바가 있는데 실험을 할 때마다 일을 하지 않고 노는 개미들은 반드시 절반 내외로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나 이들은 그저 놀기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열심히 일하던 개미가 체력이 바닥나 휴식을 취하게 되면 놀던 개미가 일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는 “명백히 게으른 개미는 예비 전사가 될 수 있다. 이들 개미에게는 노예를 획득하기 위한 습격이 매우 흔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같이 개미 사회에서 노는 개미가 존재하는 이유는 공동체의 장기 존속을 위한 개미들의 지혜라는 이론이 점점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즉, 공동체가 오랫동안 유지되려면 누군가는 놀아야 된다는 것이다.

실험이 끝난 후 연구팀은 모든 개미가 쉬지 않고 일하는 집단과 쉬는 개미, 노는 개미가 고르게 분포된 집단을 관찰했다. 그 결과 모든 개미가 일하는 집단에서는 개미들이 금방 지쳐 공동체 존속에 필요한 알의 뒷바라지 작업 등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대로 개미의 노동 정도가 제각각인 집단에서는 분업에 의한 일의 능률이 훨씬 더 좋았다.

분명 모든 개미가 부지런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쉬지 않고 일하는 것보다 일과 휴식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훨씬 더 지혜롭고 현명한 일일 것이다. 공동체가 장기간 유지되기 위해서는 일과 함께 휴식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작디 작은 개미들이 인간에게 확인시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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