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기 찜찜한 ‘수돗물’에 관한 오해와 진실

마시기 찜찜한 ‘수돗물’에 관한 오해와 진실

Posted by 기자([email protected]) on in
일반적인 통념과는 반대로 수돗물은 엄연히 마실 수 있는 식수다.

일반적인 통념과는 반대로 수돗물은 엄연히 마실 수 있는 식수다.

 

얼마 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라면 끓일 때 수돗물로 끓여도 되는가?’ 라는 주제를 놓고 뜨거운 설전이 오갔다.

‘수돗물파’와 ‘정수기파’로 갈린 네티즌들은 저마다의 논리를 내세우며 갑론을박을 벌였다.

수돗물은 마실 수 없으므로 정수기 물에 라면을 끓여 먹어야 한다는 ‘정수기파’들은 “몸을 씻는 것과 먹는 것은 다르다. 수돗물이라도 끓이면 괜찮다고? 그럼 차라리 중금속도 끓여먹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수돗물도 충분히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수돗물파’들은 “너네는 그럼 과일이나 채소도 정수기물로 씻어서 먹냐? 학교다닐 때 학교에서 공 차고 나면 단체로 수돗물 콸콸 틀어놓고 마셨는데도 아무 이상 없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맞받아쳤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유난히 높아서 음용률이 5%에 그치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영국(70%), 미국(56%), 일본(46%)에 비하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시민사회연구소가 수돗물을 마시지 않는 이유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물탱크나 낡은 수도관에 문제가 있을 것 같아서’ 라고 대답한 사람이 30.8%, ‘상수원이 더러울 것 같아서’라고 대답한 사람이 28.1%, ‘이물질이나 냄새 때문’ 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24%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정말 수돗물은 마시면 안되는 물일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놓기에 앞서 우리가 한 가지 알아야 될 사실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질 기준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매우 엄격하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정수한 물의 탁도가 5NTU(물의 흐림 정도를 나타내는 탁도 단위) 이하일 경우 마실 수 있는 물로 권장하고 있는데 한국은 이보다 10배 엄격한 기준인 0.5NTU를 초과하지 않아야 마실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한국 8대 광역시의 수질조사 항목은 예외 없이 WHO 기준인 163개 보다 많은 항목을 검사하고 있다. 상수배관도 수시로 교체작업이 진행된다.

그러나 이처럼 수질에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수돗물에서 나는 특유의 염소 냄새 때문에 수돗물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염소로 수돗물을 소독하는 것은 병원성 미생물의 번식을 막기 위함이다. 소독하지 않은 먹는샘물 뚜껑을 열어둔 채로 오랫동안 방치하면 미생물이 금방 증식한다. 수돗물의 염소 소독은 수도꼭지에서 리터 당 0.2mg 이상 4.0mg 이하로 최소한의 양이며 인체에는 해롭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찜찜하거나 불안하다면 수돗물을 끓였다가 냉장고에 보관해서 마시면 된다. 3시간 정도 상온에 보관해도 염소 냄새는 금세 날아간다.

수돗물시민네트워크는 이처럼 수돗물에 대해 우리가 갖는 막연한 불안감이 수돗물에 대한 정보 부족에서 싹튼 것이라 보고 이를 적극 홍보하기로 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나라의 수돗물 수질 검사 항목은 WHO 기준을 훨씬 넘어서는 250가지로 WHO 기준을 지키지 않는 미국(110가지), 일본(125가지) 등의 선진국들보다 훨씬 많다. 엄정한 수질검사 절차 덕분에 우리나라는 미국수도협회가 2009년 실시한 정수장 운영능력 평가에서 최고인 별5개 등급을 받았다.

한 때 물을 사서 마시는 것이 이상한 것으로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마트에서 파는 샘물은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구매해서 마시는 일상적인 생필품이 되었다.  수돗물도 마찬가지다. 수돗물에 대한 맹목적이고 비과학적인 불신을 거두고 마시다 보면 금방 익숙해지는 날이 올 것이다.


아이모바일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