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칼럼] 통산 100승 눈앞에 둔 꾸준함의 대명사 송승준

[스포츠 칼럼] 통산 100승 눈앞에 둔 꾸준함의 대명사 송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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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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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의 베테랑 송승준(38)이 통산 99승 째를 수확했다.

송승준은 26일 사직 한화전에 선발 등판하여 7이닝 동안 5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플러스를 기록, 이 날 경기의 승리투수가 되었다. 이로써 송승준은 최근 승리가 없이 다소 주춤하다 35일 만에 승리를 올렸고(시즌 6승), KBO리그 통산 99승 투수가 되었다.

메이저리거가 꿈이었던 송승준은 경남고를 졸업하고 1999년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빅리그 승격을 목전에 두고서 불의의 부상을 당해 꿈을 이루지 못했다. 2007년 한국 리그에 진출하기로 결심한 그 해 해외파 특별 지명을 통해 고향팀 롯데 소속 선수로 뛰게 되었다.

07시즌에는 5승 5패 3.85의 기록을 남기며 KBO리그 적응을 완료하였다. 그리고 08시즌부터 11시즌까지 4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두며 팀의 에이스로 자리잡았다. 소위 긁히는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편차가 심해 기복이 있다는 평가를  받기는 하였으나 송승준은 승수로 보나 이닝수로 보나 팀에서 누구보다 꾸준한 투수였다.  2008년에는 베이징 올림픽에 차출되어 금메달 신화를 이루어 낸 멤버들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2009년에는 롯데팬들 사이에서 아직도 회자되고 있는 3경기 연속 완봉이라는 전설적인 기록을 써내려가기도 했다.

12시즌에도 163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31로 좋은 성적을 거두었으나 팀 타선의 지원을 못 받으면서 5년 연속 10승 달성에 실패했다.(7승 11패) 이듬해 13시즌에 다시 12승을 따내며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한국 나이로 35세가 되던 14시즌부터 철완 송승준도 노쇠화에 직면하기 시작했다. 14시즌, 15시즌 2시즌 연속 8승을 올리며 조금씩 지친 기색을 보였다. 14시즌부터 이닝수도 확연히 줄어들었다. KBO에 데뷔한 07시즌을 제외하면 7시즌만에 처음으로 120이닝대를 소화하는 데 그쳤다.(122이닝) 15시즌에도 125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15시즌을 끝으로 원 소속팀 롯데와 4년 40억에 FA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이미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송승준은 그 동안의 피로가 누적된 탓인지 팔꿈치, 허리 등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16시즌 송승준이 보여준 모습은 데뷔 이래 최악의 모습이었다. 고작 10경기에 등판하여 1승 2패에 평균자책점 8.71이라는 송승준 답지 않은 초라한 성적표를 떠안았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또 다시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팬들도 이제 송승준이라는 이름 석 자를 머리에서 지우기 시작했고, 조원우 감독 또한 선발 명단에서 송승준을 제외시킨 후 다가오는 17시즌을 준비했다.

그러나 절치부심의 자세로 남몰래 이를 갈던 송승준은 화려한 부활의 몸짓을 준비하고 있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묵묵히 재활에 전념했다. 베테랑으로서의 자존심도 내려놓고 송승락, 윤길현 등의 팀내 후배 투수들에게 슬라이더도 다시 배웠다.

올 시즌 초반에는 선발 경쟁에 밀려 주로 불펜투수로 나왔다. 이렇다 할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팀의 젊은 선발투수들이 부진한 사이 선발 기회를 다시 제공받았다. 지난 4월 25일 한화전 선발승을 시작으로 엄청난 상승세를 타며 내리 4연승을 올렸고, 구속과 제구 모두 안정감을 보이며 마치 전성기 때의 모습을 연상케하는 투구를 선보였다.

팀의 용병 투수들이 전반기에 부진하는 사이 송승준은 박세웅과 함께 이 기간 동안 마운드를 이끄는 쌍두마차 역할을 했다.
그러는 사이 6승이라는 승수가 더해져 어느덧 99승 투수가 되었다. 어제 경기까지 송승준은 13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6승 2패 3.2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 페이스라면 100승 달성은 시간문제라고 봐도 좋다. 곧 KBO 리그 역대 29번째로 100승 투수의 반열에 오를 날이 다가오고 있다. 롯데 구단으로 한정하면 윤학길(117승), 손민한(103승)에 이어 3번째로 100승 투수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국내 리그에서 어느덧 11시즌을 보내며 노장의 품격을 선보이고 있는 송승준은 놀라울 정도의 꾸준함과 강건함을 과시해오며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금강불괴’라는 수식어는 그를 묘사할 때 항상 따라다니던 표현이었다. 송승준은 2007년 이후 지금까지1478.2이닝을 소화하며 1509.2이닝을 소화한 삼성의 윤성환에 이어 이 기간 최다 이닝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외 유턴파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FA 자격을 얻어 좋은 조건에 계약을 하였다. 그리고 이제 그 어떤 내로라하는 유턴파 투수들도 해내지 못한 100승 달성에 한 발자국만을 남겨 놓고 있다.

꾸준할 뿐 아니라 팀에 유난히 애정이 넘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어서 롯데팬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송승준의 활약과 성과는 다른 해외 유턴파 선수들에게도 충분히 귀감이 될 만한 모범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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