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3월 한국 상륙… 국내 전자상거래업체 비상

‘아마존’ 3월 한국 상륙… 국내 전자상거래업체 비상

Posted by 이인후 기자([email protected]) on in

‘세상의 모든 것을 판다’는 인터넷 기반의 글로벌 유통업체 아마존이 오는 3월 한국에 진출한다.

‘빨리빨리’의 이미지로 유명한 한국인이지만, 배송이 오래 걸리고 반송 등이 어렵다는 불편을 마다하고 ‘해외 직구’족들이 국내 사이트처럼 자주 이용할 정도로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아마존의 한국 상륙 소식으로 G마켓, 옥션, 11번가 등 국내 전자상거래 업계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아마존은 한국에서 인력을 채용하고 사무실을 마련하면서 한국 진출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한국 유통 시장을 겨냥해 아마존 한국어 사이트를 오픈하고 영업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한국 제품을 원활하게 조달하기 위해 셀러를 모집하고 이들을 관리하기 위해 한국 사무실을 오픈하는 차원이라 본격적인 진출이라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한국 유통 시장은 월마트, 까르푸 등 글로벌 유통 업체들이 짐을 싸서 철수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해외 업체들의 무덤’으로 불릴 정도로 공략이 쉽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무료배송이 일상화되어 있고 당일 배송까지 가능한 한국 유통 업체들은 쉽게 공략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국내 전자상거래 업계에서는 시장 공략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면서 저가 공세를 펼치는 ‘역마진 전략’은 물론 배송을 위해 ‘드론’을 사용하려고 할 정도로 스케일이 남다른 아마존이 칼을 뽑기 전에 여기에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오는 3월 중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본격적 업무를 시작하기 위해 사무실 공간을 임대하고 250∼300여 명 규모의 한국 직원을 채용 중이다.

아마존은 지난해 말 강남 테헤란로에 위치한 GS타워 12층과 13층에 970평 규모의 사무실 임차 계약을 2024년 3월까지 맺었다. 또 마케팅과 비즈니스 개발 직원 채용 공고를 낸 뒤 국내 소셜커머스와 ICT 업계의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설 연휴 동안 1차 화상면접을 치른 상태다. 25일부터 3일 동안은 화상면접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서울 소재 호텔에서 최종 대면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행히 일단 이번 아마존의 한국 진출 목적은 한국 유통 시장이 아니라 한국 상품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장품, 음식료, 패션, 전자제품 등 해외에서 잘 팔리고 있는 경쟁력 있는 한국 제품들을 조달하기 위해 셀러들을 모집하고 이들을 관리하기 위해 한국에 시스템을 구축하고 인력을 운용하기 위해 한국 법인 설립에 나선 것이라는 시각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한국 법인 설립 후 한국 유통 시장을 테스트하면서 ‘아마존 코리아’ 사이트를 오픈하고 시장 공략에 나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 시장은 양질의 인터넷 환경을 갖추고 있어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으로서는 진입을 시도해볼만한 곳이다.

한국의 모바일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은 100명당 105.3%로 사실상 전 국민이 잠재적 고객이라 할 수 있고, 이러한 우수한 인터넷 환경으로 인해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모바일쇼핑 시장 규모는 22조4600억원으로 전체 인터넷쇼핑 규모에서 모바일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이 43%에 달할 정도다. 이런 한국 시장은 아마존에게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다.

또 한국 시장은 중국이나 미국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소비자들이 많아 소비자들의 트렌드와 반응을 읽는 ‘테스트 베드’나 ‘안테나 샵’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아마존에서도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인식해 진출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특히 해외 직구족들만 제대로 공략해도 아마존은 충분히 남는 장사를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고객들의 온라인 사이트를 통한 해외 직접 구매 규모는 이미 2조원대에 근접한 상황이다. 그런데 해외 직구의 경우, 배송이 느리고 반품이 거의 불가능하며, 오배송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약점이다. 따라서 아마존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에 물류창고를 짓고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해외 직구 품목들만 제 때 공급해도 유통업계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호주, 브라질, 중국, 일본, 프랑스 등 아마존이 진출한 대부분 국가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며 점유율을 독식하는 상황”이라며 “토종 방식의 소비자 밀착형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전자상거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알리바바, 미국의 아마존 등 글로벌 온라인 유통 공룡의 한국 시장 진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소비자로서는 직구가 쉬워지고 국내 제조업체는 이들을 통해 해외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한국 시장을 통째로 넘겨줄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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